10월 2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으로 안해룡·이상호 감독의 <다이빙 벨>이 단연 꼽히고 있습니다. 근데 이 영화를 흥행시킨 주인공은 그런데 상영 자체를 반대한 서병수 부산시장였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나타냈었는데요. 서병수 시장은 그렇다면, 이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김철민 감독이 제작한 작품인데요. <불안한 외출>이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막말 종편으로 낙인 찍힌 채널A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습니다. ‘종북 부부 탑5’안에서도 단연 앞선 순위에 꼽힌 윤기진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공동대표와 윤 대표의 부인이죠.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 부부, 이 두 부부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요. 오늘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윤기진 대표 연결해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조상운 사무국장(이하 조): 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윤기진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공동대표(이하 윤): 네 안녕하세요.
조: 대강 어떤 영화일지 짐작은 됩니다만 직접 주인공으로 뭐 영화에 출연을 하시니깐 이 ‘불안한 외출’ 어떤 영화입니까? 윤: 국가보안법 때문에 지금도 거의 한 매년 100명 이상 되는 분들이 이제 감옥에 계시거든요. 그런데 그런 이제 대표 사례로 저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뭐 감옥에 가고 다시 또 억울한 사연으로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고 이런 반복되는 상황을 좀 일상적인 모습들을 중심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조: 지금 연배가 40대 초반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 네 40입니다. 조: 뭐 초반이라고 하기도 좀 나이신데 옥고 감옥 갔다오니 경력으로 본다면 한 70 이상은 사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런데 좀 고통스러우시겠지만 옥고 치루신 이력 좀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윤: 네. 처음에 이제 대학 때, 통일 행사 갔다가 한 번 구속이 돼서 1년 6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10년 생활도 출소하고 정치수배를 당했습니다. 학생 운동하다가 그래서 10년 정도 수배생활하고 그 마지막에 이제 3년 감옥 생활, 그리고 나왔다가 다시 재판 받아서 이게 영화 소재인데요. 나와서 한 재판 한 1년 받다가 다시 7개월 동안 감옥 생활 했습니다. 조: 사실 이 국가보안법 때문에 수배 받은 거죠? 10년 동안? 윤: 네. 조: 그것도 말이 뭐 일반 감옥이 아닌 곳에 있긴 하지만 뭐 수배라고 하면 감옥 생활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윤: 심리적으론 더 좀 힘들죠. 감옥은 어차피 잡혔으니깐 답답한 마음인데 10년 동안 이제 정신적으로 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그냥 계속 쫓겨 다니고 감시, 추격 이런 걸 계속 의식하다 보니깐 이런 면.. 심리적으로 더 안 좋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원래는 5년 3년 수배 기간이 이런데 저는 공소시효를 그 살인범들한테 적용하는 15년을 적용해 놨더라고요. 그래서 수배 시간이 더 좀 길어졌죠. 조: 10년 동안 또 잡히지 않은 것도 대단한 능력이신 것 같습니다. 윤: 하하. 근데 김대중 정부랑 노무현 정부 때는 또 지금이랑 많이 달랐습니다. 막 지금처럼 뭐 공안 기관들이 막 전력으로 그 정도까지 아니어서... 그래서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 또 뭐 보수매체에서 봐주면 봐줄까 이런 얘기 나올까 걱정도 됩니다. 지금도 한 가지 재판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입니까? 윤: 3년 감옥살이 할 때, 아내에게 아내와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거의 매일 주고받다시피 했는데 주로 한 얘기가 저희 둘 다 운동 일선에 있다 보니깐 뭐 당시 이명박 정부 그때 소고기 수입 관련해서 촛불 얘기 이런 것 하면서 제가 이명박 정부를 미국에 좀 너무 딸랑거리는 뭐 사대적이지 않냐. 이런 평들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게 뭐 폄하했다. 4대 정부를 폄하했다. 해서 이제 국가 보안법이 되고 또 주한미군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루 빨리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것들이 이제 북한 의견을 동조했다. 이렇게 해서 그 두 가지가 큰 축으로 국가보안법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조: 옥중에서 수감생활 중에 이제 가족, 그것도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가지고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를 하는 게 가능합니까? 윤: 처음이죠. 처음! 워낙에 이제 편지를 주고 받을 때 저도 이게 워낙 교도소에서 법무부 산하 교도소에서 검열을 하니깐 저쪽에서 다 검열을 해서 나가는 건데 검열해서 좀 과하다 싶은 글은 안 내보내주거든요. 그래서 그런 과정을 거친 글이라서 안심을 했는데 기소가 돼서 좀 깜짝 놀랐죠. 깜짝 놀라고……. 조: 그러면 차라리 그 편지 내보내지 말라고 막든지...? 윤: 그랬어야죠. 그래서 1심에서는 이제 1년 6개월을 받고 감옥에 법정 구속이 됐고요. 근데 2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습니다. 2심에서 무죄를 받아서 다시 출소를 하고 지금 이 사건이 대법원이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조: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니깐 검찰이 상고를 한 거네요? 윤: 네. | | | ▲ <불안한 외출> 스틸컷 |
조: 뭐 주로 영화에 제가 봐도 힘든 그 가족들의 그런 면면들이 그려질 것 같은데요. 감옥에 계시는 동안 아내나 자녀들 어떻게 생활했습니까? 윤: 아, 뭐 그 부분은 제가, 어떻다. 이렇게 평하기가 좀 그렇긴 한데 보통 이제 가정이 있는 집들 보면 남편이 없거나 그리고 아빠가 없거나 했을 때 특히나 저희 아이들은 이제 아주 아기 때였으니깐 제가 초등학교 첫 얘가 입학할 때 집에 처음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없는 삶이 어떨지는 일반 분들도 충분히 이해하실 것 같고 감옥에 있을 때 보통 아기들이 면회를 잘 오지 않습니다. 일반 사범들은... 아기들한테 좀 너무 순수하고 좀 충격이 있을 수 있으니깐 그런데……. 조: 갇혀 있는 아빠 모습보여 주기 싫어서요? 윤: 네. 근데 저희 얘들은 꾸준히 왔습니다. 자주 저를 봐야 되니깐. 그래서 얘기, 이런 이런 일을 하다가 왔고 해서 설명하면서 감옥에서 자주 만났죠. 면회 때.
조: 한 가지 또 그 윤 대표님과 관련된 얘기 중에 가슴 아픈 얘기면서도 좀 화제가 되고 있는 게 결혼식까지도 권력기관으로부터 방해를 받았다. 이 이야기가 있습니다. 좀 당시 상황 간단히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 대학교에서 했습니다. 덕성여대에서 했는데 경찰이 학교를 거의 뺑 둘러쌌습니다. 못 들어가게 하려고. 조: 하객들을 못 들어가게 하려고요? 윤: 네 저희들도, 저도 그러고요. 그리고 결혼식이 끝났을 때도 지하철역까지 경찰 버스 병력들이 잡으려고 다 쫒아 오고 하객들도 하이힐 신고 치마 입은 이제 하객들도 저를 이제 빠져 나가게 해줘야 되니깐 같이 뛰어 주고 주례 선생님도 같이 뛰어주고 무사히 빠져 나오긴 했는데……. 아 저는 그렇습니다. 이게 뭐 결혼식 문제긴 하지만 워낙에 국가보안법이라는 게 사람의 생각까지도 통제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하물며 결혼식을 어떻게 두고 볼 수 있겠는가.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 한 가지 좀 궁금한 게요. 지난해죠. 국민라디오 잠깐 출연하셨을 때, 동아일보 종편 그 채널A가 윤 대표님 부부를 종북 부부 당당히 1위로 꼽았습니다. 일단 거기에 동의 하십니까? 윤: 우선은 저는 종북이라는 말에 뭐 동의고 안 동의이고, 그런 게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사람이 뭔가 자기가 판단하고 생각하는 존재인데. 그리고 대한민국은 설사 종북이라는 게 있다해도 뭐 한다고 해도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결국 그런 굴레를 쓰면 저처럼 수배와 감옥 15년을 해야 되는데 과연 그게 사람이 자기의 상식과 의식으로 가능한 건가. 우선 동의되진 않고요. 그리고 채널 A라는 종편이 워낙 하는 방송들이 이제 뭐 웃찾사나 이런 것보다 더 재밌는 거니깐 그냥 화도 나고 하지만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조: 그 때 법정 대응을 검토하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그 대응은 지금? 윤: 저는 다른 재판이 많아서 그 준비는 하고 있고요. 그 한상열, 이강실 목사 부부 같은 경우는 법정에서 이제 무죄를 받아서 명예훼손으로 보상을 절차가 들어가 있습니다. 조: 뭐 본인이 좀 연루된 재판이 많아서 좀 겨를이 없으신 상태시군요. 아직은……. 윤: 네. | | | ▲ <불안한 외출> 스틸컷 |
조: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그 이제 황선 씨께서 북에 갔을 때 낳은 자녀 가지고 또 여러 사람들이 입방아를 놓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 대해선 또 아버지로써 또 하실 말씀 있으실 것 같은데……. 윤: 이게 저희는 당황스럽죠. 2005년 같은 경우는 저희가 아기 엄마가 여행을 갔다가 원래는 산부인과에서 한 2주 정도 남아 있는 기간이었거든요. 조: 출산 예정일이요? 윤: 네 그래서 여유 있게 갔는데 이제 긴장에 걸려서 하혈하고 배가 아파서 좀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얘를 출산했고 그리고 돌아왔을 땐 통일부에서 100일 케이크도 마련해주고 100일 선물도 마련해 주고 좀 축하받는 분위기였거든요. 2005년에는. 근데 이제 와서 또 이제 정치 환경이 바뀌다 보니깐 이게 다른 느낌으로 회자가 되니깐 안타깝고 더 오히려 슬프게 느껴집니다. 조: 한 가지 더 여쭤 보겠습니다. 본인의 삶, 또 가족의 삶이 영화화 되고 이게 공개되는 것, 글쎄라는 생각도 해 봤을 것 같은데 동의하셨고요. 어떤 메시지로 이 영화를 보는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갖고 계실 것 같은데요. 윤: 저는 영화 시사를 하면서 너무 좋았거든요. 뭐냐면 저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라기 보다 얼마 전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도 무죄를 받았지 않습니까? 조: 네, 증거조작까지 있었고요. 윤: 네 국정원이 문서까지 조작하고……. 그런데 이런 사건들이 알려지지 않은 게 너무 많다, 대한민국에... 그래서 이런 게 국가보안법으로 억울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해서 저는 너무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영화를 만든다는 자체가... 조: 많은 분들이 이 영화 보면서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을 깨닫고 또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이후 재판 상황에서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윤: 네 고맙습니다. 조: 네, 영화 ‘불안한 외출’의 주인공입니다. 윤기진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공동대표와의 인터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