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성님 페이스북 후기
지난 주 보석신청을 하고 1주일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엄마를 기다립니다.
아이엄마도 남편을 기다린 시간이 한두해가 아닙니다.
수배생활 10년, 감옥살이 5년입니다.
통일운동을 하며 감내하고 있는 시간이며, 양심을 지켜가고 있는 시간이긴 하지만 너무 길기만 합니다.
통일운동하는 길이 언제는 쉬웠겠냐만은 때로는 가족들에게 참으로 가혹하기도 합니다.
영화 '불안한 외출'은 통일을 위해 한길을 가는 윤기진 황선 동지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왜 통일의 길을 가고 있는지, 윤기진의 수배생활 10년과 옥살이를 통해 그리고 있는 다큐영화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난해 통일콘서트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는 그의 부인인 황선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그들의 두 딸인 민이와 겨레, 그 가족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 '불안한 외출' 은 윤기진, 황선의 가족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90년대를 함께 살았던 한총련 세대들의 이야기이며, 통일운동에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그 시대를 함께 살았던 모든 이들입니다.
'기다림'..
재판을 기다리는 윤기진,
감옥에서 나올날을 기다리는 황선,
온가족이 오손도손 사는 날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우리의 모습입니다.
통일운동하다 감옥에 가면
다시 사랑하는 이들과 만날 일을 기다리고,
통일된 그 날을 기다리며 또 다시 발로 뛰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행복은 별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부도, 명예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며 그 사람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통일운동을 해왔습니다.
분단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민중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기다립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아프긴 하지만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한결같은 기다림의 끝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황선, 윤기진이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의 불안한 외출은 없습니다.
불안한 이들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드는 악한 이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래서 기억해야 되는 이야기가 영화 '불안한 외출' 입니다.
우리가 어떤 시간을 보내며 함께 왔는지 돌아보며 다시 마음을 나눠야 되는 이야기.
우리가 함께 해왔고 함께 하고 있으며 함께 해야할 우리의 이야기, 주인공인 우리 모두 함께 나눴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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