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토요일(6월 20일) 춘천에서 공동체 상영을 통해 영화 불안한 외출을 보았습니다.~!! 참여해주신 감독님과 주인공, 관객분들까지 함께했던 좋은 시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늦었지만 후기 및 감상평 써봅니다. smile 이모티콘
이 영화는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과 외출이 누군가에겐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릴 수 조차 없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일상이라면 내가 만나고 싶은 친구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마음 편하게 데이트를 하고, 평생을 약속하는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상자 속에 숨지 않아도 되고, 부부를 꼭 닮은 아이가 나오기까지 축복의 과정을 함께 하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의 눈빛과 손길로 어루만질 수 있고, 온 식구가 한 자리에 둘러앉아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이 어떤 사람에겐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과연 누가,왜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보는이들로 하여금 이 질문이 떠오르게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빠 윤기진씨와 그의 주변 가족들이다. 윤기진씨는 학생시절, 명지대 총학생회장이었으며 같은 명지대생 강경대 열사를 처참히 때려죽였던 부당한 공권력, 무고한 광주시민과 대학생들을 처참히 학살했던 공권력에 분노하여 학생운동을 시작해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의장을 맡았다. 6,70년대부터 학생운동이라하면,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순수한 열정으로 학문을 탐구하는 대학생들이 이땅에 실현해야 할 평화와 정의를 위해 지식인으로서 몸소 실천했고, 여러 세대들과 함께 한국 민주화의 물줄기를 주도한 층일 것이다. 하지만 학생운동을 탄압하려는 정권의 시도로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됨에 따라 윤기진씨는 졸지에 수배자가 되버려 수배생활10년, 감옥생활5년을 하게된다. 단지 학생단체의 의장이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20~30대 청춘을 억압당하게 되었다. 그러한 현실은 윤기진씨를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여동생을 눈물짓게 만들어 보는 내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기진씨는 15년이 넘는 억압에도 무너지지 않았고 절망하지 않았다. 학생운동의 선봉에서 부패로 점철된 정치로 고통받는 민중을 위하고자 했고, 그 신념을 지키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운동가들과 함께 였기 때문에 즐거움과 기쁨이 따랐다.
7,80년대 한국근현대사를 보면 독재정권 시절에는 민족민주 열사들을 온갖 고문치사사건, 간첩조작사건 등으로 탄압해왔지만 87년 6월항쟁을 겪은 90년대 이후부턴 눈에 드러나 보이지 않도록 교묘하게, 학생운동을 언론과 미디어매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데모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게 만들었다. 그 결과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악법을 통해 사상을 검열하고 표편의 자유를 침해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평범한 일상따위를 짓밟아버린다. 불안한 외출이라는 영화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정보전쟁에 밀려 왜곡되고 가려져왔던 윤기진씨와 같은 사람들의 존재와 서글픈 삶의 한 모습을 알게 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엄마인 황선씨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로 통일운동가로서 우리 민족의 아픔과 갈등을 넘고자 했지만, 아니 엄마로서 두 딸의 옆을 지키고자 했지만 그 조차도 박근혜 정권 들어서 말도안되는 허위사실로 매도하며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댄 탓에 방해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그들의 삶을 볼때 사실은 이렇게 비민주적인 정치와 외세에 의한 분단이라는 우리나라의 모순을 들춰보고자 하는 것만으로도 언제든 누구에게든 정권의 입맛대로 국가보안법이 악용되어 개인의 삶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권력 아래 약하지만 또 그렇게 마냥 약하지만은 않은 윤기진씨 가족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불안한 외출.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삶을 알게 되어서, 윤기진씨 가족이 억압받는 현실 속에서도 끝에는 진실이 승리할 수 있는 힘과 희망을 얻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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